찬란한 도시의 자연! 도시 공원
🌿 내 여름 동반 향 이라고 부를 H24 에르브 비브의 첫인상은 꽤 의외였다.
잔디와 풀을 한 움큼 뽑아 손으로 짓이겼을 때 풍기는 그 싱그러운 초록빛 향.
하지만 흔히 떠올리는 자연의 거친 흙내음이나 투박함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약 일주일 정도 함께하며 다시 들여다보니, 이 향은 단순한 풀향이라기보다 탄산감이 느껴지는 정갈한 자연에 가까웠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자연은 원래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향을 조금 더 깊이 파고들어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건 야생의 숲이라기보다 도시 속 숲의 향이다.
잘 정돈된 산책로,
유리 건물 사이로 스며드는 초록빛 나무들,
그리고 아침 햇살을 머금은 공원의 공기.
자연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 향이라기보다,
에르메스 특유의 시선으로 세련되게 다듬어진 자연의 모습에 가깝다.
특히 피부에 직접 뿌렸을 때는 예상보다 달콤한 면모가 드러난다.
마치 탄산이 강한 청사과 스프라이트를 연상시키는 청량한 단내가 은은하게 올라오며 초록빛 향조에 생기를 더해준다.
이 향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성별에 따라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남성이 뿌리면 깔끔하고 현대적인 남성 향수처럼 느껴지고,
여성이 뿌리면 은근한 단내를 머금은 부드러운 풀향으로 변한다.
단순히 유니섹스 향수가 아니라,
착용하는 사람에 따라 남자가 되었다가 여자가 되었다가 하는 듯한 묘한 변주를 보여주는 향.
그래서 H24 에르브 비브는 향 자체보다도,
그 향을 입은 사람이 누구인가에 더 큰 영향을 받는 향수처럼 느껴진다.
또 하나의 매력은 접근성에 있다.
그린 계열 향수들이 종종 보여주는 날카로운 풋내나,
스파이시한 자극, 코를 찌르는 듯한 압박감 없이
전체 구조가 놀라울 만큼 정돈되어 있다.
덕분에 향수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고,
평소 그린 향을 즐기지 않는 사람조차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자극보다 균형을,
강렬함보다 세련됨을 선택한 향.
어쩌면 H24 에르브 비브의 가장 큰 매력은
'쉬운 향'이라는 점일지도 모른다.
🍏🌿 "도시가 상상한 가장 세련된 숲.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입는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향."
(이 리뷰는 들임 한지 약 10일 후 정도의 후기에요.
이 향은 남녀간의 차이도 있지만, 섬유에 뿌렸을 경우
직접 살뿌 했을 때도 차이가 남니다.
특히 여성분이시라면 꼭 살뿌 해보세요)
▪️향은 개인 취향 간의 케이스 바이 케이스 이니..
이 향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꼭 시향 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