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쿠호도 J5523의 듑. 넘버가 1217이어서 프리미엄 라인의 217 업그레이드 버전 혹은 맥 217의 듑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예 다르고, 하쿠호도 제조의 1217이 월등히 훌륭하다.
1217은 한 줄 요약하면 살짝 더 길고 에어리해진 맥 217. 피카소 217은 끝이 뭉툭하게 퍼져서 원하는 영역보다 너무 넓게 블렌딩되고, 맥 217은 모든 게 완벽하지만 너무 따가워서 불호였는데 1217은 단점만 보완해서 만든 느낌이다. 끝으로 갈수록 모이는 테이퍼드 쉐입이라 원하는 만큼만 블렌딩되고, 마냥 수채화처럼 퍼지는 발색이 아니라 정확하고 선명한 패킹도 가능한 발색력.
무엇보다 눈 모양과 크기에 상관없이 누구나 잘 쓸 만한 가장 클래식한 쉐입의 패들 브러쉬여서 베이스 섀도우, 노즈 쉐딩, 하이라이터까지 만능으로 쓸 수 있음. 특히 산양모는 족제비, 콜린스키모에 비해 펄 픽업력이 현저히 떨어지는데 1217은 쉬머 표현력이 꽤나 준수해서(당연히 세이블 헤어보다 좋은 건 X) 과하지 않게 데일리한 하이라이팅을 선호하는 분들에게 추천.
다만 하쿠호도는 여러 후데 제조사 중에서도 산양모를 특히 잘하는 곳이라 모질은 하쿠호도 오리지널과 거의 흡사하게 부드러운데, 번들링 완성도가 눈에 띄게 떨어진다. 물론 번들링이 표현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지만, 모를 묶은 모양새가 하쿠호도에 비해 유난히 덜 매끄럽게 다듬어짐. 1217 뿐만 아니라 시그니처 라인의 다른 하쿠호도 제조 '산양모' 브러쉬들 전부. 희한하게 마모, 콜린스키로 만든 브러쉬들은 하쿠호도와 번들링 퀄리티 똑같음.
결론적으로 시그니처 라인의 하쿠호도 제조 '페이스' 브러쉬들은 전부 가격값 못 하는데 '아이' 브러쉬들은 사도 후회 없다. 다만 하쿠호도 J시리즈와 비슷한 모질과 퍼포를 보여주는데 가격은 하쿠호도보다 훨씬 비싸다는 점에서 별 반 개 뺌. 정가 주고 사는 건 말도 안 되고 딱 2만 원 후반대가 적정.
이 리뷰는 2025.10.03에 최초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