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쿠호도 제조여서 하쿠호도 J5522의 듑을 기대하고 구매했으나 그에 한참 못 미치는 퀄리티. 심지어 더 저렴한 미아우라 500번으로 완벽히 대체 가능하며, 이 정도 완성도의 블렌딩 브러쉬는 코유도KOYUDO에 널리고 널렸다.
1224는 아이 브러쉬라고 하기엔 크고 페이스 브러쉬라고 하기엔 작은 피카소 224(구형), 맥 224(구형) 정도의 사이즈. 눈두덩이 넓고 섀도 영역을 넓게 잡는 게 잘 어울리는 사람이 베이스 섀도를 한 큐에 까는 용도 & 큰 블러쉬 브러쉬가 안 들어가는 눈 밑에 섬세하게 포인트 치크 넣는 용도로 가장 적합하다.
이렇게 끝으로 갈수록 모이는 테이퍼드 쉐입의 블렌더는 다 비슷해보여도 모가 페룰(구관)에 얼마나 빽빽하게 들어 차 있는지, 어디서부터 커팅이 시작되어서 팁이 얼마나 좁게 모이는지에 따라 사용감과 퍼짐성이 크게 달라진다.
그래서 길고 뾰족한 촛불보다 커팅이 뿌리서부터 깊게 들어가고 모량이 풍부해서 통통하고 완만하게 깎인 촛불을 선호하는데, 1224는 내 기준치보다 모량이 적고 커팅이 애매한 위치에서부터 가파르게 깎여 있다. 헤드에 축이 안 느껴지고 휙휙 꺾일 정도로 힘이 아예 없는 건 아닌데, 패킹하기에도 블렌딩하기에도 너무 부족한 밀도.
물론 하쿠호도가 후데 브랜드 중에서도 산양모를 특히 잘하는 곳이기 때문에 모질은 하쿠호도 오리지널에 견줄 만큼 부드럽다. 극도로 얇은 눈가에 벅벅 비벼도 피부가 밀리지 않고 베이스가 까지지 않는다는 특장점은 있지만 디테일 파우더용으로 쓰기엔 염색하지 않은 백모여서 흰색 가루 양조절이 어렵고, 노즈 쉐딩용으로는 너무 크고, 하이라이터용으로는 펄 픽업력이 약함.
무엇보다 피카소가 하쿠호도 J시리즈 가격의 거진 2배인데 번들링 완성도가 눈에 띄게 떨어진다. 물론 번들링이 표현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지만, 모를 묶은 모양새가 하쿠호도에 비해 유난히 덜 매끄럽게 다듬어짐. 1224 뿐만 아니라 시그니처 라인의 다른 하쿠호도 제조 '산양모' 브러쉬들 전부. 희한하게 마모, 콜린스키모로 만든 1219 pony, 1307만 번들링이 완벽함.
결론은 쿠폰과 적립금 끌어모아 2만 원 초반대에 살 수 있다면 추천, 그 이상 지불해야 한다면 후데(일본 핸드메이드 브러쉬)를 직구하는 게 백 배 합리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