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이 꺼져갈 무렵의 녘 발자취 향
아임프롬 제품을 눈으로 접해도 쓸 생각 없다가 아임프롬 비트 워시오프 마스크를 내돈구매 후, 쓰면 쓸수록 진국인 관계성에 녘과 그늘 문턱까지 도달해버리고. 이 분위기 그대로 얘네한테 홀딱 눈 맞는 경험을 한다.
향과 연관된 이야기는 핸드&바디 로션 쪽에서 충분히 설명한 것 같아 대부분 생략하고서, 매캐한 절정에 다다른 우디향이라 보면 된다. 관념적인 우디향에서 형식 틀을 살짝 비틀어낸, 그러나 그 빈틈이 보이는 매력이 더욱 녘의 향기를 살리는 것 같다. 적적한 공기 냄새가 우직하게 젖어들면은 이윽고 녘 향기가 포만 상태다.
막연히 습한 물방울 냄새라기보다 빗방울 냄새... 그 틈새로 빗방울 냄새 물든 나무 냄새... 꼭 그것도 나무껍질 결 냄새 결 자국 냄새가 어련하다. 시나브로 침전된 우디향이 고즈넉이 찬란한 고유 향취를 더욱 돋우고 끝막에 접어든다. 축축하고 질척이기 직전 스모키함이 찬연하여 잿더미 연기 냄새가 더 강하지만 탄내 난다고 혼란에 점철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바래진 향으로 기억되는 반전을 담아낸 것 같다. 암전된 곳에 비 오면서 장작 탄 냄새만 맡는 그 끝맺음에 코가 찡하다. 그리고 이게 바디워시라서인지 녘 바디로션보다는 샤워하고 난 뒤에 물향이 좀 더 바들거린다. 그러자 녘 향기로 온몸을 씻거든 살냄새랑 섞인 미묘한 향내가 은은하게 밴다. 그 속살 냄새가 이질감이 들도록 내리 혼잡하진 않았다.
어쩌다보니 이 습한 만찬의 향을 처음부터 끝까지 찬미하는 듯했겠지만 주변에서 호불호가 상당할 향이지 않을까 싶으며 그늘이나 다른 향들이 더 호기로울 거라 생각된다. 또한 향 말고 바디워시 측면에서도 괜찮은 제품이었다. 매일 샤워하기 무난한 수분감 제형이 과하지 않다. 녘 바디워시 섞인 물줄기가 솜털 깊숙이 촉촉하게 젖을 기세로 광활하다. 습기를 만지는 듯 살결에 닿는 물기 어린 촉촉함이 가볍게 일궈짐. 덧붙여 젖은 나무가 떠오르는 구상적인 용기 색감이 목조로 만든 욕실에 온 기분을 부여한다.
향 별로 핸드워시도 있더라고. 나는 그에 관심 보일 거라 한 표 건다. 다만 제품들 가격대는 좀 낮춰주면 좋을 것 같다. 워낙 핸드워시, 바디워시, 바디로션 등 (용량 몸집과 비례하는 것은 아닐 터이나) 죽죽 헤프게 쓰이는 것들이니 가격 부담이 안 될 수가 없다. 가격 헉, 했음. 감성을 잡은 것만큼 감동도 주는 브랜드가 되길 바라는 마음과 좀 더 많은 이들이 즐겼으면 좋겠어서. 가격이 친숙해지면 군더더기 없으리라 여긴다.
이 리뷰는 2023.08.17에 최초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