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무화과 향수병 완치됨
*바쁘시면 밑에 '※'표시부터 보셈.
이 샴푸 늘 2만 원 후반 대에 그치다가 이번에 나름 혜택 풍성한 듯하여 구매해보았다...가 손가락 접어 세어보니 몇 달 됨. 보시다시피 여기 샴푸 너무 비싸다ㅜㅜ 헤피 쓰게 되는 샴푸가 왜 이리 비싼지. 그래도 난 이참에 할인 쿠폰 더해 있는 포인트 탈탈 털어 만 원 후반대로. 향수급 진한 무화과향이라니까 비싸더라도ㅎㅎ 참으로 단락한 패기다.
얘한테 가장 기대했던 향부터. 근데 그 전에. 용기 뚜껑 돌려 오픈 후 뚜껑 손잡이가 단칼에 부서져 제 반응 고장남; 샴푸 비싸게 주고 산 의미 바사삭...... 일단 날카롭게 조각나버려 임시방편 스카치 테이프로 둘러맸지만 뚜껑 용기 필히 개선 바람. 뜻밖의 이유로 재구매 의사 싹 사라져버렸다가 시그니처 향 때문에 꾸역꾸역 참는다.
다시 돌아가 향을 간략히 설명해보자면, 생으로 줄기차게 뽑은 무화과 향이 진실로 머무른다. 이윽고 줄줄이 인공적인 무화과 향에 포개진 느끼함을 그에 딸린 풀 줄기향이 넌지시 잡아주는 듯했다. 머리 감고 나선 낱낱이 피어오르던 향이 달콤하게, 그리고 물에 마구 풀어대듯 희석된 느낌으로 은은하게 퍼진다.
샴푸 거품은 미친 듯이 풍성하게 불어터진다. 단 한 펌핑만 푸슉 덜어내도 제 숱 많은 긴 머리 깊숙이 숨겨진 두피 곳곳 사방에 거품꽃이 방실방실 피어난다. 덕분에 제 두피 샅샅이 거품 묻혀 문지를 수 있다. 갓 땋은 듯한 싱그러운 무화과향이 이 샴푸만의 비밀병기였다면, 퐁실퐁실 벅차오르는 거품발은 이 샴푸의 최종 병기로 거듭난다. 무심코 두 펌핑하면 난리남. 거품 떼가 와그그 미쳐버림. 얘 거품 포개어 욕조에 거품 목욕해도 부족하지 않을 만한 양이었으니까. 아니 진심으로 어느 날 머리에서 거품이 자랐다 수준이라고ㅋㅋ 거품에 얼굴 숨 막혀 죽을지도 모른다는 위협을 가하는데 절대 과장 아님. 거의 역대급임.
반면에 시원한 쿨링력이 전혀 없어 한창 여름날 진짜 더위에 찌들어갈 것 같았어ㅜ 오히려 거품 온도가 뜨뜻미지근하다 못해 이윽고 머리 부근이 눅눅해지는 이 느낌... 여름 동안에는 지금 이걸 2만원 대로 굳이 데려왔어야 했을까 아차 싶더라. 거기다 노곤하고 나른한 향내가 느긋한 속도로 주변 공기에 무참히 휘돌아 여름내 불지옥 간접 경험하고 옴ㅎ (최고로 더울 때 쓰니 내 자신이 어디라도 증발되고 싶은 마음만.)
샴푸에 쿨링이 들어가지 않아도 되는데 무척이나 눅진한 형태와 행태같이 어지간히 느껴졌단 말이지. 결국 달리프 애플 민트 두피 스케일러를 샴푸 위로 덧씌우면서 쿨하게 온종일 지친 두피를 달랬다. 이런 부수적인 두피 관리템 없이 얘네 무화과 샴푸만으로 여름에 샴푸하기엔 지성 두피 소유자는...... 지독하게 더운 탓이다. 아니지. 아예 손을 대지 않는 편이 더 나을지도. 다시 원래 쓰던 샴푸들로 돌아가니 이미 길들여졌는지 세상 유쾌하게 두피가 쾌적해짐. 매양 느글거리던 코도 뻥 뚫림.
그러나 그리도 꼭두각시처럼 축축함에 제 영혼 빼앗기다 어느덧 날 서늘해질 쯤부터는 언제 그랬냐는듯이 아이엠 넘버원 샴푸 찾고 만다. 누긋누긋한 샴푸칠이 내내 부드럽고 달콤한 무화과 향이랑 조화롭게 휩싸인다. 이제서야 좀 비싼 냄새다워졌다ㅋㅋ 왜 이게 유명해졌는지 그제야 이해가 가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외친다. 무화과향이여, 내게 공기처럼 붙어 있어줘.
상쾌한 세정력은 여전히 오락가락한 대신 워낙에 거품력과 향만 가지고도 나머지 부분들 빈틈을 알아서 채워주므로 이 샴푸 사서 손해 보는 수순 안 밟았다 다행히. 벼랑 끝에 선 제 머리카락들이 천천히 받아들이고 있다ㅋㅋ 현재 쓰는 샴푸로 1차 돋우고 2차로 아이엠 넘버원 하면 나쁘지 않음.
* 참고로 나는 지성 두피 소유자라서 지금 샴푸를 댄트롤 회색 대용량, 닥터그루트 제네시크7 샴푸 그리고 트리셀 미드나잇 포레스트 번갈아 쓴다. (사실 후자 두 개는 거의 다 썼다ㅋㅋ 그런데도 바닥 끝 보는 게 고난이도.)
이쯤에서 하나 언급해두고 싶은 점이 있다. 나만 그렇게 맡아지나 이 샴푸 펌핑 짤 때 풀향+무화과향과 동시에 끓다 식은 한약? 냄새 같은 향내 난다만... 다 씻고 나면 일부 희미해져 그나마 덜 그렇게 느껴지긴 한다. 향을 스케치해서 큰 그림 두고 보면 향조가 괜찮다.
이처럼 여름에 경험했을 때랑 겨울 가까이 경험했을 때 상반된 양상에 때 늦은 후기 올림. 극과 극은 통한다니까 결말은 좋은 결과로 남는가보다. 애초에 탈모 기능은 기대를 안 해서 뭐. 그건 별개로 두고. 난 샴푸는 세정력 좋으면서 거품 잘 나고 하루 종일 향 좋게 보송거리면 되는지라. 그리하여 거품력과 향이 모든 걸 상쇄시켜주는 이름하여 한쪽 만렙 몰빵 향기 샴푸.
그리고 이브로쉐가 라즈베리 헤어식초로 유명하잖아요. 아이엠 No.1 향으로 헤어 식초 같은 정수리 해결템 생겼으면 좋겠어요. 이 향이 제 취향에 더욱 들어맞거든요. 아무쪼록 날씨가 선선해지고 나서야 제 자리 찾고는 아이엠 샴푸 no.1 향의 결실을 맺지 않았나 싶다. 결심했다. 난. 안 내용물 한 치의 리뉴얼 없이 이대로만 쭉 이어간다면 좋은 세일 행사들 나올 때마다 주구장창 구매할 작정. 샴푸가 향기롭고 제품력도 탄탄해서 저스트에즈아이엠 제품들 다 써볼 의향 몽땅 가지게 됨. 가격만ㅠㅠ 어떻게 좀. 파격 행사라도 좀 자주 해주라.
<※ 이 샴푸 특징 짤막 리뷰>
1. 만엽이 뒤덮인 무화과 속살 향기 밴 머릿결 획득.
2. 거품이 미치도록 풍성함. 역대급 거품 차오름 차지함.
3. 여름만 제외, 지성 두피도 허용은 가능하되. 1차 지성 샴푸, 2차 아이엠 넘버 샴푸 쓰면 절반은 게임 오버. 단, 하루 이상은 무리임. 반나절도 음. 지성 샴푸와 적절히 버무려 사용하길.
4. 제품력 충분히 괜찮아. 오랜만에 귀한 향기 샴푸 만남.
5. 탈모 예방은 글쎄... 입만 뻐끔뻐끔.
6. 따라서 만일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이 샴푸를 쓸 경우 실망이 클 수도. 향이 목숨줄인 샴푸라서 의미가 퇴색되어지는 수가 있음.
7. 가격은 다소 향기롭지 못함. 가끔 가성비 문턱을 넘나들어도 될 듯. 파격 행사할 때를 노려야 함.
8. 부실한 용기 개선 좀. 가격대만 보면 용기가 욕망의 항아리인데 말이지. 하마터면 잠정적 버림 될 뻔. 8번은 좀 처참하게 심각해요;
참고로 프라브아 노워시 헤어팩 아보카도머치 향과 아이엠 샴푸 넘버원 무화과향이랑 은근 조합 꿀이어서 요즘 이렇게 헤어 관리 해줍니다. 아이엠 무화과향의 달달함과 아보카도머치 풀향의 시원함이 한 호흡에 싣고 밀려온다. (프라브아 아보카도머치 향이 개봉 초반에는 독할 수 있음 주의. 그리고 작게 덜어 양 손바닥 박박 비벼댄 다음 머릿결에 촘촘히 발라주어야 모발 끝부분이 보들보들해짐.) 트리셀 나이트 샴푸 미드나잇포레스트 향과도 괜찮았다. 후자가 좀 더 코가 편안하긴 함. 전자는 특별하고.
아 맞아 넘버 시리즈별로 증정 주신 50ml 미니 용량들은 여행 갈 때 들고 가서 쓸게요. 기약없는 휴가만을 기다린다! 아득한 휴가여 내게 내려라!
이 리뷰는 2023.11.07에 최초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