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밤쉘이 궁금해서 매장까지 출동했지만, 막상 시향하니 금세 시큰둥해졌음. 대신 맡자마자 매료돼 바로 들고 나온 건 이 친구ㅋ
돌이켜보면 항상 이런 식인듯ㅋㅋ
바이레도 매장에선 생전 처음 들어본 블랙 샤프란을 골랐고, 조말론에서는 포피 앤 바알리를 집었음ㅎ
그리고 어김없이 단종됐구나... 정말 내 취향엔 마가 낀 듯하네요ㅎ
블루세이지&씨솔트는 내가 여태 시향해본 향수 중 ‘짠’ 향을 가장 세련되게 구현한 작품임!
관광지의 postcard 같은 바다가 아니라, 현지인의 생활 반경 속에 녹아 있는 바다요.
그 해안가 가까이 무성하게 자라난 블루세이지가 평생 짠 공기와 습기를 머금고 자라다 뿜어내는, 거칠지만 깊은 숨결 같은 향.
돌절구로 찧어낸 풀즙이 살결에 스며들고, 젖은 발자국마다 인디고 블루빛이 번져 나올 것만 같은 풍경이 향 속에서 피어나는듯 해요.
아 오일 향수이고 향료가 퍼퓸 단계만큼 응축되어 들어있다 보니 귀 뒤라던가 피부가 얇은 부분에 직접적으로 닿으면 가끔 자극적이더라고요. 저는 주로 종아리나 가슴팍에 바르는편ㅎ
엥 블루세이지 단종이라니,,, 비 오는 날 딱 잘 어울리는 향순데 단종이라니,,,!!!! 다니엘 모든 제품이 그렇지만 뚜껑만 잡아도 향이 바로 납니다 그만큼 향도 강하고 지속력도 좋아요 무엇보다도 흔치 않아서 좋아요
블루세이지 씨솔트는 초록 파랑 같은 시원한 색이랑 너무 너무 잘 어울리고 소금에 절여놓은 풀(?) 같은 향이라서 비 오는 날 국룰이었는데 단종됐다니 쟁여 놓지 못한 절 탓해야죠,,,
향 브랜드. 정작 이 향은 아니지만 기억해두고 싶은 향이라 이리 옮겨본다. 그러나 어렴풋이 기억을 회상하는 거라 향의 흐름만 넌지시 내맡긴다. 직접 산 건 아니고 어느 날 백화점 지나가다 '밤쉘' 시향지 우연히 얻었다.
단순하지만 단조롭지 않은 향. 옛날에 날리던 일리 향수, 리리코스 마린 오키드 퍼퓸(아마 단종됐을 거임.) 향에다가 갓 머리 감고 나온 샴푸향을 고루 뭉쳐놓은 듯했다. 향이 평온하고 향그러워 이유없이 상냥하고 차분한 사람한테서 풍겨져나올 만한 풍미 그득했다. 엄마도 과하지도 않고 은은해서 좋다 하셨다. 딸은 킁킁 맡고 딱 우리 엄마가 좋아할 만한 향 같다고 느꼈다. 향수명과 뜻 다르게 한없이 고고하고 우아한 향이 고귀한 사람을 가리킬 것처럼 내리 무던하다. 이 향에 호흡을 의존하다보면 클로드 모네 화가 작품이 불시에 떠오른다. 화창한 날씨의 수채화스런 풍경. 문득 대상이 그립고 빛 바랜 감성. 색채의 온기와 따뜻한 빛 표현을 향으로 담은 듯한 시선이 한 점으로 모인다. 그 뒤로 여기 브랜드 다른 향들도 시향해보고 싶어졌다.
* 다음 아래선 같은 날 백화점에서 시향지 맡던 또 다른 향도 살포시 끄적이고 만다.
홀리바넘(HOLIBANUM) - Summer break
: 피치향. 어릴 때 먹던 새콤달콤 향이 난다. 말랑하고 순수한 분위기. 살점을 베어주고 싶을 만큼의 상대를 잠자코 생각하거든 이런 향이 주는 달콤함을 오롯이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은 그런. 하루하루 꿈꾸던 아이의 상상이 풍부하게 펼쳐지는데 그걸 후각적으로 맡을 수 있는 날이 올 때. 순결한 바람을 가르고 열기에 늘어지는 여름을 깨뜨리고 싶은 숨결의 장난기도 간질간질 느껴진다. 엄마는 살구향 같다고ㅋㅋ 그렇다. 살구랑 복숭아 이미지가 앳되게 연상될 수밖에 없다. 본문 다니엘 트루스의 밤쉘과 같이 조향 해줘도 꽤 괜찮았다. 그것에 비하면 홀리바넘의 이건 어린 판타지스럽게 확산되는 컨셉? 잔향이 거의 잠결 수준임.
왠지 어른의 시선에서 아이(또는 소년과 소녀) 보면 summer break, 아이의 시선에서 어른을 보면 다니엘 트루스의 밤쉘이지 않을까
처음엔 양이 적다고 생각했는데 향을 농축시킨 오일이라 그런지 조금만 써도 은은하게 지속돼서 꽤 오래 쓸 수 있더라고요.
특히 오일이라 그런지 향이 오래 가고 유통기한이 따로 없어서 관리만 잘한다면 몇년이고 쓸 수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게다가 취향에 따라 다른향이랑 블랜딩을 할수가 있어서 두세가지만 있어도 다양한 향을 만들수가 있습니다.
이 블루세이지 시솔트 향은 청량한 향을 좋아하는 제게 딱이였는데, 시원하면서도 꽃과 풀내음이 어우러진듯한 향이 나서 여름에 특히 손이 많이갑니다! 그리고 청량감이 도는 풀향이 있어서 남자분들이 쓰기도 좋을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