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출리 매력을 모아 만든 장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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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장미 향수를 거쳐 포트레이트 오브어 레이디
(포오레)와 롬브르 단 로(롬단)를 만나고, 패출리의 알싸하고 서늘한 매력에 막 눈을 뜨기 시작할 즈음 들였던 향수.
어느덧 이 아이를 품은 지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사실 지난 4년 동안 고작 서너 번 뿌렸을까.
내게 ‘포오레’는 첫 모기향 같은 강렬함을 견디고 나면 아찔하고 매혹적인 장미의 향연이 펼쳐지는 향이었고, ‘롬단’은 장미 줄기들을 모아 한 번에 짓이겨 놓은 듯한 알싸한 풀향을 지나면 비로소 활짝 열리는 장미 축제 같았다.
반면 오 캐피탈은 일관된 패출리 향에 장미가 스며든 스파이시함으로, 큰 변화나 드라마틱한 반전 없이 곧게 뻗어나가는 향이었다.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던 기존의 '예쁜 장미'들에 비하면 장미 본연의 존재감이 다소 묻히는 듯해 한동안 손이 자주 가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처럼 후덥지근한 여름날, 평소 애정하던 파우더리하고 핑크핑크한 장미 향들이 갑자기 답답하게 느껴지던 순간—
본능적으로 이 향수가 땡기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났다.
이 향을 아주 직관적으로 표현하자면 "딥티크 탐다오, 혹은 이솝 휠에 절여낸 장미" 같은 느낌.
샤프하고, 한 옥타브 높게 지르는 예리함이 선명하게 살아있다.
향 자체에는 늘 끌렸지만 최애 자리를 내어주진 못했던 이 독특한 페르소나가, 구매 후 4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그 진가를 발현할 줄은 나조차 몰랐다.
🌹습하고 답답한 여름 공기를 단숨에 뚫어줄 날카롭고 서늘한 장미. 지금 날씨에 이보다 더 제격인 향이 있을까 싶다🌹
이 리뷰는 2026.07.31에 최초 작성되었습니다.